파도 파도 / 정인범 떠도는 자의 탄식 떠도는 자의 울음 떠도는 자의 사랑 떠도는 자의 기도 떠도는 자의 영혼 떠도는 자의 회색빛 그림자 물거품 아래 서성인다 詩와 人生/詩 2011.09.24
바닷가에서 바닷가에서 / 정인범 바닷가에 홀로 서 있으면 수평선 너머 불어오는 바람 소리 쉼 없이 밀려드는 파도 소리 모두가 다 그대 사랑하기 때문. 詩와 人生/詩 2011.09.24
겨울 나그네 겨울 나그네 / 정인범 산봉우리는 노을빛 따라 반짝이고 찬바람에 상실된 단어들의 노랫소리 산마루 그루터기에 몸부림 져 누웠는데 도착지 잃은 길손의 배낭엔 우수만 가득하다 슬픈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이여 그대 또한 먼 길 떠나면 고통스러운 열망과 비천한 번뇌에 순결한 붉은 피.. 詩와 人生/詩 2011.09.20
씨앗 씨앗 / 정인범 돌밭에 떨어진 이름 모를 작은 씨앗아 피고 싶은데 피다 말고 뭘 망설이나 고산준령인들 어떠리 메마른 모래사막인들 어떠리오 그 어느 곳이나 깊은 뿌리박아 피었다 지고 또 피었다 지면 이곳이 옥토가 될 줄 뉘 알리오 돌밭에 떨어진 뜻 모를 작은 씨앗아 피고 싶은데 피.. 詩와 人生/詩 2011.09.13
밤하늘 밤하늘 / 정인범 밤하늘이 너무 넓어 난 그만 절망합니다 밤하늘이 너무 멀어 난 그만 절망합니다 밤하늘이 너무 아름다워 난 그만 절망합니다 절망 속에 절망한 나는 다시금 밤하늘을 쳐다봅니다. 詩와 人生/詩 2011.09.13
동족의 살 냄새가 그립다 동족의 살 냄새가 그립다 / 정인범 민족혼이 잠든 밤 친일요괴가 광란의 춤을 춘다 절체절명(絶體絶命) 잔혹한 100년 세월 매국노에게 사육당한 민중의 넋은 망각의 강가를 헤매고 김구와 생을 함께했던 독립투사 그들의 고뇌하는 영혼은 구천을 떠돌고 이 내 몸 시들 방귀 같은 인생살이 .. 詩와 人生/詩 2011.09.13
그대가 그리운 밤에는 그대가 그리운 밤에는 / 정인범 그대가 그리운 밤에는 가장 거짓 없는 영혼의 거울 속을 헤맨답니다 당신을 향한 진솔한 눈초리에 검은 밤은 소리없이 불을 밝히고 저 어쩌지 못하는 그리운 마음 한편에 붉은 눈물 자국 가득 몽상의 발자취를 새깁니다 그대가 그리운 밤에는 신의 축복으.. 詩와 人生/詩 2011.09.05
구도자(求道者) 구도자(求道者) / 정인범 외로운 방랑의 긴그림자 저만큼 앞서가는 산그늘에 갇혀 고갯마루에 섰다 서릿바람이 등허리를 스칠 때면 뒹구는 낙엽들의 초상 삭막한 계절은 돌아왔는가 돌고 도는 통한의 세월 나는 무엇을 갈구하며 살아왔는가 허구의 늪에서 참이라는 거짓 앞에서 진실은 .. 詩와 人生/詩 2011.09.05
사랑의 묵시록(默示錄) 사랑의 묵시록(默示錄) / 정인범 당신은 들어 보았는가 상처 입은 산비둘기의 노랫소리를 보석같이 빛나는 물결 위에 반짝이는 달빛 잿빛 구름은 수평선 너머 걸려 있다 오고 가는 뱃길 저편 등댓불이 고적한 밤 깊은 심연 속에서 완전한 당신의 것이 되기 위해 무한한 열애가 공간을 꿰.. 詩와 人生/詩 2011.09.05
빨갱이 빨갱이 / 정인범 나는 빨갱이 적색분자 백성들이 빨간 상여를 메고 비탈길을 오른다 산새 울음마저 애달픈 산골짝 핏덩이를 짊어지고 장삿길을 간다 사악한 자가 만든 이름을 걸치고 나는 적색분자 빨갱이 피로 얼룩진 네모난 관 속에 성은 좌익이요 이름이 빨갱이인 민중이 누워 있다 .. 詩와 人生/詩 2011.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