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와 人生/詩

빨갱이

세월이 가면 2011. 9. 2. 20:56
 
 
빨갱이 / 정인범
 
 
나는 빨갱이 적색분자

백성들이 빨간 상여를 메고
비탈길을 오른다
산새 울음마저 애달픈 산골짝
핏덩이를 짊어지고 장삿길을 간다
사악한 자가 만든 이름을 걸치고

나는 적색분자 빨갱이
 
피로 얼룩진 네모난 관 속에
성은 좌익이요 이름이 빨갱이인
민중이 누워 있다

지난날 지축을 울리던
자유의 함성은 어디 가고
왼손엔 일장기
오른손엔 성조기
은폐된 진실만 나부끼는가

평화를 갈구하는 나는
빨갱이
통일을 염원하는 나는
빨갱이
 
금수강산에 조상의 뼈를 묻은 나는
적색분자 좌익 빨갱이
 
 

'詩와 人生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구도자(求道者)  (0) 2011.09.05
사랑의 묵시록(默示錄)  (0) 2011.09.05
25시  (0) 2011.09.01
너는 누구냐  (0) 2011.08.30
뇌 병동  (0) 2011.08.30